2016년 개발 결산
영상/Gif가 많습니다. 폰으로 보시는 분들은 주의하세요. 2016년 제가 게임 개발을 하면서 있었던 개인적인 이야기로 채워져있기 때문에 저 + 게임 개발에 관심이 없으신 분은 읽지 않으시길 권해드립니다.
1월
[Dungeon Warfare]
- 한창 v1.2 업데이트를 준비하던 시기입니다. 한글 로컬라이징을 하고 싶었는데 심의를 받는 것은 부담이 좀 있어서 로컬라이징 시스템을 구현하고 이를 공개하여, 유저 패치 형식으로 한글화가 되었습니다. (후에 모 인디 게임의 우회 한글 지원으로 좀 논란이 있어서 현재 스팀판은 한글 지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 Steam Greenlight 홍보 용으로 Armor Games에 올렸던 Dungeon Warfare의 데모 버젼이 2015년의 게임 Strategy 부문 4위로 올랐습니다. 높은 등수/지지율은 아니지만 체험판으로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 자체로도 기쁜 일이었습니다.
[AniLink]
- 과거 HTML5로 만들었던 Animalines를 GGJ 2015에서 만난 친구인 본석님이 마음에 들어하셔서 모바일 용으로 다시 만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12월~1월까지 기본 게임 구현 대부분을 진행하였습니다.
[Surveillance Hero]
- Moonshine Games라는 이름으로 인디 개발을 하고있는 친구와 만들고자 했던 아이들 + 매니지먼트 게임입니다. 2~3주 가량 기반 시스템 작업을 하다 아티스트 고용에 대해서 논의하던 중 견해 차이로 엎어졌습니다.
[GGJ 2016]
- 역대 최고로 결과가 나빴던 게임잼이었습니다. 주제가 Ritual이었는데, 주제를 듣고는 그다지 만들고 싶은 것이 생각이 나질 않아서 난 그냥 지원 위주로 할테니 여러분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라는 애매한 자세로 임했다가 게임 형태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 채 슬픈 경험만 남게 되었습니다. 나쁜 태도로 2박 3일간의 게임잼을 망친데 대하여 반성하였습니다.
- 그나마 새벽에 작업하다가 갑자기 생각 난 아이디어로 빠르게 작은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올려놓은 곳이 없는데 나중에 정비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2월
[Dungeon Warfare]
- 로컬라이징을 마무리하고, 히든 스테이지와 업적 등을 추가하여 v1.2를 릴리즈 하였습니다. 게임 컨텐츠가 완성 되고 게임이 마무리 된 시점입니다. 이 버전에서 슬롯 머신 트랩이 공개되었습니다.
- v1.2를 업로드 한 후, 리눅스 유저들에게서 화면이 검게 나오면서 게임이 실행되지 않는다는 리포트가 들어왔습니다. 다시 빌드도 해보고(놀랍게도 다시 빌드를 하면 안되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새 버전으로 오면서 V-Sync관련 옵션을 넣은게 영향이 있나 싶어서 커맨드라인으로 비디오 옵션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을 넣어가며 유저들에게 테스트를 부탁해봤지만 그대로였습니다. 로그 파일을 몇 개 받아서 확인해봤지만 거기도 특별한 내용은 없었구요. 이후 Unity 포럼과 BTS를 뒤지다가 5.3.X대에서 갑자기 리눅스 빌드가 동작을 안하는 경우가 있다는 리포트를 발견했습니다. 혹시나해서 Unity 5.2.X 마지막 버전을 받아 빌드를 해서 배포했더니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지금은 Cloud Build를 이용해서 빌드하고 있습니다) Unity가 업데이트 할 때 마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나, 직접 제가 크게 피해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엔진인데도 신뢰성 문제를 의심해야한는게 정말 피곤했습니다.
- 인디 개발자들이 "유니티가 지원하니까"하는 생각으로 리눅스 지원을 공언하는 경우가 많은데(특히 크라우드 펀딩이나 그린라이트 할 때) 저는 위와 같은 이유로 리눅스 지원을 하지 말라고 권합니다. 던전 워페어의 경우 스팀에서 리눅스 매출 비율은 1% 내외인데 크리티컬한 이슈(실행이 안된다거나 하는)의 절반 이상이 리눅스에서 유저들로부터 나옵니다. 리눅스 유저들 중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많아서(리눅스에서 게임을 하려고 하다니 얼마나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겠습니까...) 안타까운 면은 있지만 거기 소비 될 에너지를 다른 부분에 쓰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AniLink]
- Blitz 모드, 상점 등을 포함한 모든 게임 컨텐츠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런데 릴리즈 직전 상황에서 BM이 좀 이상하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져서 약간 더 수정을 하기로 했는데... 그 이후로 갑자기 둘 다 바빠져서 좀 쉬었더니 추진력을 잃어서 아직도 완성이 안되고 있습니다. 마무리 해야한다고 계속 생각 하고는 있는데 왠지 손이 안가서 계속 이 상태로 방치 중이네요.
3월
[Dungeon Warfare]
- 이 시기에 모바일 포팅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가볍게 접근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UI/UX가 다른 플랫폼으로의 포팅을 "아예 안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만들어졌기때문에 예상보다 해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우클릭과 마우스 롤오버가 쓰이는 부분들을 정리하는 작업들 위주로 일을 시작 하였습니다.
[프로토타이핑]
- 주말에 시간을 내서 갑자기 생각난 미니 게임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워낙 간단한 게임이다보니 손에 익은 것 말고 새로운 엔진을 사용해볼까하는 마음이 들어서 찾아보다가 Godot Engine을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쓰는 사람이 없어서 레퍼런스가 별로 없고 네이티브 기능과 연동이 수월하지 않아서 실사용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2D 게임을 만드는데 사용 할만한 기능들은 꽤 풍성하게 갖추어져 있고 학습 장벽도 낮은 편이었습니다.
[Animalines]
- 뜬금없이 트위터/메일을 통해 구매 가능하냐는 연락이 와서 약 $1000 정도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4월
[Dungeon Warfare]
- 구글 인디 페스티벌에 제출했다가 탈락했습니다. 다른 게임들이 뛰어난 탓도 있었겠지만 신청서를 너무 성의 없게 내서 그런 점도 있지 않았나 싶어서 크게 반성했습니다.(무슨 생각이었는지 APK도 안내고 그냥 스팀 링크만 덜렁 달아서 보냈었네요)
[SpaceJump]
- 이전 달에 만든 프로토타입에 KY님이 관심을 가져서 같이 만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KY님이 그린 아트 + F2P 게임의 기본 정도만 갖추도록 열흘 가량 작업하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업로드 하였습니다.
- 제 트위터에 완성했다고 쓴 것 외에는 아무런 홍보를 하지 않았고, 당연히 제 친구들 빼고는 아무도 모르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확인도 안하고 있는데 최후로 봤을 땐 광고로 $1 정도 되는 매출을 올렸었습니다. 짧게 하기엔 나름 재밌는 게임이니 심심하면 한 번 해보세요.
[Black Forest - 위험한 마녀]
- 서울 인디즈에서 Unsouled를 개발중인 Me gusta Games의 진섭형을 만났습니다. 그 인연으로 Pixelo의 HTML5 버젼 포팅을 제가 하기로 했는데,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서 프로그래머가 퇴사하여 다른 급히 다른 게임 포팅을 먼저 좀 해줄 수 있냐고 요청해왔습니다. 그 게임이 Black Forest - 위험한 마녀 였습니다. (제가 포팅한 HTML5 버젼은 일본에서만 서비스 되어서 링크를 걸 수가 없네요.)
- 사실 저는 외주를 할 생각이 별로 없었습니다. Pixelo의 경우 워낙 제가 좋아하는 게임이어서 하기로 했을 뿐, 외주로 돈을 벌어야하는 정도의 경제 상황도 아니었구요. 고민 끝에 인디 개발팀들이 이를 통해 추가적인 수입을 거두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다른 외주들과 달리 작업 분량을 정확히 계산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 개발 시작 당시 Cocos 2D에 Unity스러운 IDE를 붙인 Cocos Creator가 막 정식 릴리즈를 했습니다. 씬 편집이 굉장히 편하게 되어있고, Unity 사용자라면 금방 익숙하게 사용 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들어서 이를 이용하여 작업을 시작했는데, 한참 개발을 진행 하다가 보니 잔버그가 엄청나게 많고 물리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며, Spine도 재생만 잘 될 뿐 미지원 기능이 많아서 게임을 완성하는데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결국 제가 좋아하는 Phaser로 옮겨서 새로 개발을 시작했는데 여기엔 Spine 런타임이 없어서 PIXI.js용 런타임에 직접 Wrapper를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정리해서 오픈소스로 올려볼까 했었는데 까먹고 있었던 채로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네요. 지금쯤은 누가 만들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Phaser를 이용하면 TypeScript를 사용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프로토타이핑]
- 역시나 재미로 만든 프로토타입입니다. 제가 꽤 좋아하는 프로토타입이라 나중에 다듬어서 다시 내 볼 생각이 있습니다. 여기서 플레이해보실 수 있습니다.
5월
[Black Forest - 위험한 마녀]
- 서비스 업체 측에서 일정이 많이 밀린 상태이고 사정이 있다고 빠르게 처리해달라고 부탁하여 약간 무리해서 4월 내 완성 일정을 맞춰줬는데 정작 그 쪽에서 등록 절차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제가 완성을 해주고 3주 넘게 지나서야 서비스 준비를 시작 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건 5월 들어서야 설치와 서비스 개시까지 마무리 하였습니다.
[프로토타이핑]
- 원래 올해 BIC에는 Valsar의 신작으로 참가하려고 했었습니다. 허나 DW PC 버전 마무리와 모바일 작업이 생각처럼 빨리 되지 않으면서 신작 준비가 늦어졌고, BIC 제출도 못하게 되었죠. 그냥 넘어가기는 아쉬워서 얼른 준비해서 뭐라도 내볼까 하는 마음에 마구잡이로 이것 저것 만들어보기 시작했습니다.
- BIC 제출 기한을 맞추려면 최대한 빨리 만들어야했기에 생산성이 좋기로 유명한 GameMaker를 사용해서 프로토타이핑을 시작했습니다. 슈퍼 크레이트 박스 스타일이나 보글 보글 스타일, 횡스크롤 디펜스 등 4~5가지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였습니다.
6월
[To the hell]
- 프로토타이핑을 반복했으나 결국 완벽히 마음에 맞는 것을 만들어내진 못했고, 6월 중후반 즈음에 더는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장 빠르게 게임의 형태를 갖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무한 엘리베이터 프로토타입을 기반으로 작업을 해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GML의 난해함 때문에 GameMaker가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GameMaker를 포기하고 Unity로 돌아갑니다.(이건 최근 나온 GameMaker2에서도 별로 바뀐게 없는 느낌이더군요)
- 리소스 제작 효율을 높이기 위해 그래픽은 Pico 8의 16색 팔레트를 이용하여 만들고, 스테이지 - 상점 - 스테이지 - 상점이 반복되는 플레이 싸이클을 완성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급히 마무리하여 다행히 마감 수 분 전에 제출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너무 급하다보니 게임 설명 등이 엉망인 상태로 제출하였는데 다행히 제출 후 수정이 가능하여 제대로 적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 이게 그 때 제출 한 트레일러인데... 지금 보니까 어마어마하게 구리네요. 이게 어떻게 선정된건지 지금 보니까 좀 미스테리입니다.
7월
[Dungeon Warfare]
- 7월에는 최적화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DW가 그냥 보면 "이런 그래픽으로 느릴게 어디있어"하는 생각이 드는 게임이지만, 각 유닛들이 물리 오브젝트 + 간단한 RTS에 쓰일만한 기능(AI, 스킬, 버프 등)들은 다 가지고 있는 복잡한 오브젝트라 이런 유닛들을 좁은 통로에서 최대 2~300마리 이상 움직이게 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습니다.
- 특히 특정 부분에 병목이 있는 것이 아니고 아주 조금씩 퍼포먼스를 소비하는 유닛이 굉장히 많아서 느리다는 점과 유니티 프로파일러가 그다지 성능이 좋지 못한 점(실 플레이에는 느리지 않은 부분이 프로파일러를 켜면 유난히 느리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 지속적으로 프로파일링 하면서 유닛에서 자주 실행되는 부분을 위주로 계산을 단순화하거나, 게임 플레이에 영향이 안가는 범위내에서 복잡한 계산 실행 횟수를 줄이는 작업을 반복하였습니다. 여전히 발열 + 배터리 소모는 높은 편이지만 구형 기기에서도(최적화 작업은 제가 실사용하는 갤노트2로 작업했습니다) 적이 많이 몰리는 일부 스테이지를 제외하면 큰 문제없이 플레이 가능 할 정도로 맞추었습니다.
[Pixelo]
- Pixelo의 HTML5 포팅 작업, 정확히는 기존 HTML5 포팅작에 미구현 기능들을 구현해주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기존 구현의 구조가 깔끔하지는 않고, 제가 싫어하는 Cocos2d-html5로 구현되어있어서 아예 새로 할까도 고민해봤지만 혹시 모를 기존 유저 호환 문제 때문에 그냥 이어서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 TypeScript를 쓰다가 JavaScript를 쓰려니 정말 지옥같았는데 어느날 우연히 WebStorm을 만나고 달라졌습니다! 여전히 TypeScript + Visual Studio보단 못하지만 JavaScript로도 충분히 인간적인 개발을 가능하게 해주는 좋은 툴입니다.
- 이것도 나름 빡시게 해서 일정을 맞춰줬는데 내부 사정으로 아직도 새 버젼 서비스를 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저랑 관련없는 사유로 계속 스트레스를 받아서 더 이상 이 곳에서 외주는 하지 않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To the hell]
- BIC에는 큰 기대 안하고 제출 한 것이긴 하지만 떨어지면 참 꿀꿀하겠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선정 되었다는 메일이 왔습니다 Dungeon Warfare와 Pixelo 작업이 우선이기 때문에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8월
[Dungeon Warfare]
- 출시 직전에는 Unity의 멀티플랫폼 버그와 라이센스 정책에 시달렸습니다.(당시 기록) 결국 최초 버전은 Splash Screen을 띄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애플 앱스토어 심사를 넣고 대기하는데 생각보다 심사가 오래 걸렸습니다. 보통 1~2일 내로 끝난다던 리뷰가 In review 들어가고서도 5일 가까이 지나서야 끝났습니다. 그에 대한 보상인지(아니면 이것 때문에 늦었는지) 미국 앱스토어에서 앱스토어 켜자마자 보이는 좋은 자리에 피쳐드가 되어서 초반에 기세를 타고 순위를 조금 올릴 수 있었습니다.
- 하지만 그것도 잠시고... Riptide GP와 Space Marshals같은 명작의 후속작들과 Solitarica 같은 나름 히트 신작과 같이 출시되었다보니 금방 힘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유료 앱 부분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경험이 많으신 매직큐브의 하상석님께 조언을 구했고, 가격에 대한 조언을 해주셔서 할인을 해볼까 고민하던 중 애플에서 "너희 메인 피쳐드 걸어줄까 고려중이다"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메인 피쳐드가 걸리면 굳이 할인을 하지 않아도 될거란 판단하에 할인을 하지 않았는데 애플이 피쳐드를 안걸어주는 바람에 그냥 순위가 무난히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이후 카테고리 세부 메뉴에는 메인 피쳐드로 걸리긴 했지만 모두 예상하시다시피 첫 페이지가 아닌 섹션은 매출에 영향이 거의 없습니다.
[To the hell]
- 월 초에 스샷과 하이라이트 영상을 하나씩 내라고 해서 열심히 만들어서 냈더니 정작 BIC 공식 영상에는 아예 나오지 않았습니다. (짧게 스쳐지나가거나 이런게 아니고 아예 안나왔음) 아무리 그래픽이 안이뻤다지만 좀 너무한거 아닌가...
- Dungeon Warfare 모바일 버젼을 릴리즈 한 후 8월 말부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일단 Pico-8 팔레트를 포기하고 직접 32색 팔레트를 만들어서 아트를 대량으로 다시 그렸고, 보스전을 넣어서 시연용 스테이지 2개를 완성하였습니다. 여전히 구리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 처음으로 부스에 쓸 현수막과 전단지, 스티커 등 인쇄물 작업도 해보았습니다. 색감이 좀 칙칙하게 나왔지만 그래도 뿌듯하고, 사람들이 왜 코믹같은 행사에 팬시를 만들어서 가지고 나가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인쇄물의 아트는 앞의 트레일러보다 조금 더 나아진 모습입니다.
9월
[Dungeon Warfare]
- 게임 출시 후 안드로이드에서 레벨이 999로 나오면서(세이브 데이터에 접근을 못했을 경우 나오는 현상) 게임을 진행 할 수 없다는 리포트가 들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췌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뒤지다보니 '내부 저장소만 사용'하도록 권한 설정을 해 두면 일부 장비(특히 화웨이 폰)에서 저장소 접근을 제대로 못하거나 드물게 멀쩡히 잘 되던 게임의 세이브 데이터에 접근 할 수 없게되는 경우가 있다는 리포트를 발견하였습니다. (제 생각에)대부분의 게임에서 이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이유는 편의상의 이유로 다들 외부 저장소에 데이터를 저장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 클라우드 세이브 지원 작업을 하다가는 제가 사고를 한 번 쳤는데, 대시보드에서 '저장된 게임' 설정을 켜지 않은채로 클라우드 지원 버전을 업데이트했고, 공교롭게도 제가 사용하는 플러그인에서 그 부분이 예외처리가 되어있지 않아서 유저들에게 크래쉬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발견하고 급히 설정을 켰는데 구글 설명으로는 이 설정이 반영되는데 최대 24시간이 걸린다고 하며, 심지어 24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동작하지 않는 유저들이 존재하여 일단 롤백을 하였습니다.
[To the hell]
- 대망의 BIC Fest 전시가 있었습니다.
- 전시까지 가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는데요. 일단 전시가 추석 직전이라 택배로 배송되던 현수막이 물류 센터에서 분실되었습니다.(전시 마지막 날 찾아서 배송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HandMade Game 종화님의 도움으로 다행히 부산에서 인쇄소를 수배하여 현지에서 현수막을 찍어서 부스를 꾸밀 수 있었습니다.
- 또, 분명 서울에서 출발하는 날까지 잘 되던 패드가 갑자기 고장나버리는(정확히는 패드 동글이) 문제가 있었습니다. 주위 마트와 백화점을 뒤졌는데 유무선 불문 엑박 패드를 파는 곳이 하나도 없어서 괴로워하는데 Turtle Cream의 선용님이 놀러오시면서 패드를 가져와 빌려주셔서 무사히 전시를 마쳤습니다. (우측의 머리 기신 분이 선용님)
-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미리칸님의 도움으로 저의 인생 게임 중 하나인 아이작 시리즈의 퍼블리셔인 Nicalis 분들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고(딱히 할 얘기는 없더군요...), 강연하러 오신 Dwarf Fortress 개발자 Tarn Adams님이 투더헬을 플레이 하고 가셨습니다. 사실 Dwarf Fortress는 어떤 게임인지 알고있기만 한 정도지만 그래도 영광이었습니다.
- BIC가 끝나고나서는 itch.io를 통해 처음으로 게임을 공개하고, Reddit의 Feedback Friday에 글을 올려 유저들의 피드백을 좀 더 받았보았습니다. BIC때 받은 피드백들과 대동소이해서 한동안 일반인 피드백을 받아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 당시 쓴 자세한 BIC 감상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10월
[Dungeon Warfare]
- 모바일 버전 작업이 길어지다보니, 단순 포팅 외에도 많은 발전(각종 비쥬얼 폴리싱이나 UI 개선, 최적화 및 버그 수정 등)이 있었습니다. 이들 중 일부만 떼어내서 PC버전으로 옮기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판단하에 아예 PC 버젼도 모바일 버전을 베이스로 놓고 PC 입력을 포팅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무난히 작업이 끝나고 v1.3을 릴리즈 했는데...
- 업데이트 직후 유저들로부터 많은 반발이 쏟아졌습니다. 테스트하면서 묘하게 이전 버전보다 불편 한 것 같다는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는데 후에 천천히 고쳐주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잘못이었습니다. 특히 터치로 누르기 불편하지 않도록 스케일을 키워둔 버튼이 PC의 큰 화면에서는 추해보인다는 것과 롤 오버로 정보를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일부 삭제되었다는 점, 게임 내 강제 스크롤 이동이 불편하다는 불만이 많이 나왔습니다.
- 다음 날과 바로 긴급 패치를 통해서 주요 버그들과 불만 사항들을 수정하였습니다. 다행히 이 문제 때문에 부정적인 리뷰를 남겼던 유저들도 패치를 보고 리뷰를 철회해주었습니다.
- 북미 할로윈 특집 Dungeons에 피쳐드 되었습니다. 이것도 매출 효과는 거의 없음
[프로토타이핑]
- 갑자기 평범한 인간이 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건틀렛을 손에 넣고 괴물(혹은 외계인?)과 싸우는 게임이 만들어보고 싶어져서 간단히 만들어보았습니다. 언젠간 메트로베니아 스타일로 만들어볼지도?
[To the hell]
- 원래는 고정 팔레트 컨셉으로 열심히 하면 누군가 알아주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딴거 아무도 신경 안쓴다는 생각이 들어서 32색 팔레트 제약을 포기하고 그냥 색을 마음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잘 눈에 안띄지만 그래도 계속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 해외 게임쇼를 한번 가보자는 생각이 들어 타이페이 게임쇼에 제출했고, 전시 선정이 되었습니다. (심사 결과가 엄청나게 빨리 오는걸로 봐서 큰 문제만 없으면 다 시켜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11월
[Dig Rig]
Valsar의 신작 준비를 위해 픽셀 아트 + 다이나믹 라이팅을 사용하기 위한 준비나 유니티용 네트웍 라이브러리 테스트 등 리서치를 했습니다.
[Wizard Rumble]
-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아시겠지만, 전 빠르게 작은 게임을 만드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이번에는 더더욱 극단적으로 하루만에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전날에 "신비한 동물 사전"을 봤던지라 마법사가 마법 뿅뿅하는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 시작은 좋았고, 진행도 순조로웠는데 곧 Slugcaster라는 굉장히 비슷한 게임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게임 시스템이 너무 유사해서 그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주위에서 그거 말고도 반발력으로 이동하는 류 게임은 많다고 얘기해주셔서 결국 하루 정도 더 작업해서 itch.io에 릴리즈 하였습니다.
- 개발 과정에 찍은 스샷들은 트위터에 모멘트로 만들어두었습니다.
12월
[To the hell]
- 긴 고통과 방황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난히 괜찮은 게임으로 만들어져가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게임 시스템에 특별함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아트도 잘그렸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라 출시해봤자 아무도 모르는 게임으로 그대로 죽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 시달렸습니다. 인디 퍼블리셔를 구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기에 더더욱 생각이 많아졌구요.
- 시스템을 대폭 개편해야하나 아니면 같이 할 픽셀 아티스트를 찾아보아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이 게임은 원래 생각했던 방향대로 만들어서 완성하는 것이 맞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금은 타이페이 게임쇼 + 스팀 그린라이트를 위한 빌드를 준비 중입니다. 가능하면 연내 그린라이트 개시를 하고픈 맘인데 쉽지가 않네요.
[Project.99]
- Project.99는 매달 모여서 약간 실험적인 게임을 만들고, 이를 모아 $0.99로 판매해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이전부터 연재형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들 시큰둥한 반응이어서 못하고있다가 선용님과 의기투합하야 시작했습니다. 멤버가 저 + 선용님 뿐이라 게임이 하나밖에 못나오나했는데 선용님의 지인 분도 게임을 하나 만들어 보내주셔서 패키지의 구색을 갖추었습니다. 딱히 돈이 되는 일도 아니다보니 선뜻 참가하겠다는 사람도 없고, 지속 가능한 실행 방식에 대해서 고민이 많지만 앞으로도 매달 진행 해 나갈 예정입니다.
- 이번 달에는 키보드를 터치 스크린처럼 사용하는 코옵 슈팅 게임 Finger Crossed를 만들었습니다. 충분히 잠도 자가면서 너무 재미있게 작업했고, 게임도 잘 나와서 만족합니다.
마무리
- 올해 목표는 DW 정도 규모 게임 1개 더 출시 + 다작이었는데, 생각보다 DW의 마무리가 오래 걸려서 결국 메인 작 출시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DW 모바일의 무난한 판매 + 스팀 버젼의 의외의 선전으로 퇴사 전 수준의 수입(이런저런 비용이 좀 더 커지긴 했지만)을 거두는데 성공하여 내년 한 해 더 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 2017년에는 To the hell Q1(늦어도 상반기) 출시와 작업 중인 Valsar 신작 여름 전 까지 게임 플레이 틀을 갖추는 것이 메인 목표입니다. Project .99도 열심히 하고 기회가 되면 해외 게임쇼를 최대한 많이 가려고도 생각 중이구요.
- 제 작업 내용들은 트위터에 올리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팔로우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연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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