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유재원 게임 어워드
한 해 동안 플레이했던 게임들을 기록하고 마음에 들었던 게임들을 알려보고자 적어보았습니다. 가능하면 2017년 발매 게임들로 고르려고 했지만 다른 해 출시작이어도 제가 2017년에 접한 게임들이 섞여있습니다.(2016년에 이 포스팅을 걸렀던 관계로 2016년 게임들에 특히 관대합니다)
| 최고의 액션 |
Super Mario Odyssey
저는 3D 마리오 시리즈를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를 잡은 순간 정신을 놓고 5~6시간을 집중해서 플레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장시간 집중해서 게임을 플레이 한 것은 굉장히 오랜만이라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 / 사운드 / 조작감 / 레벨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최상급의 액션 게임에 모자를 이용한 캡쳐 메카닉이 다양성을 더해 한 단계 수준을 끌어올린 느낌입니다.
Runner-ups
- Cuphead: 그래픽으로 주목 받았지만 막상 해보면 밑에 깔려있는 탄탄한 게임 플레이가 더욱 돋보였습니다. 난이도나 볼륨 등에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고전 플랫포머 팬이라면 싫어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
- The End Is Nigh: 슈퍼 미트 보이처럼 속터지는 게임이지만 조작감이 개선되고 스테이지가 한 페이지 단위로 정리되면서 플레이가 굉장히 쾌적해졌습니다.
| 최고의 카드 게임 |
Card Thief
Card Thief는 제가 2015년 최고의 카드 게임으로 꼽았던 Card Crawl을 만든 팀의 후속작입니다. 전작에 비해서 룰이 많이 복잡해졌지만 그만큼 점수를 내기 위해 고민할 여지가 늘어나서 머리를 굴리는걸 즐기는 분들은 훨씬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unner-up
- Miracle Merchant: 이 게임도 같은 팀 멤버들의 게임입니다. 색감이 화사하고 게임 오버가 될 가능성이 낮아서 상대적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 최고의 퍼즐 |
Typeshift
Typeshift는 글씨를 슬라이드해서 단어를 만들어내는 게임입니다. 그저 그런 단어 게임이 될 수도 있었지만 우아하고 깔끔한 게임 디자인과 예쁜 UI, 쫄깃한 사운드가 만나 누워서 끄적끄적 대다보면 손을 뗄 수 없는(그리고 영어라서 그런지 잠도 잘오는) 멋진 퍼즐이 되었습니다.
Runner-up
- Hidden Folks: 편하게 하는 분들에게는 힐링 숨은 그림 찾기 게임일텐데... 모든 물건을 다 찾고 넘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짜증나고 지치게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 최고의 어드벤쳐 |
Gorogoa
오래 전에 트레일러를 보고 신기하다고 생각하고 잊고있었는데 긴 개발 과정을 거쳐 드디어 출시 되었네요. Gorogoa의 플레이 경험은 환상적이라고 밖에는 설명 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게임을 어드벤쳐로 분류하는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드 안에서 나뉘었다가 연결되었다하는 그림들 속을 돌아다니는 것은 여행과 탐험이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분량이 짧아 끝나는게 너무 아쉽게 느껴지는 것 외에는 단점이 없는 대단한 게임입니다.
Runner-up
- Bohemian Killing: Out Of Index 심사를 하다가 알게된 게임입니다. 살인죄로 재판을 받는 주인공이 일인칭 조작으로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어나가는 시스템의 게임인데, 실시간성 때문에 증언이 꼬인다거나 하는 상황이 일반적인 선택지 게임들에 비해 훨씬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최고의 스포츠 |
ROCKETLEAGUE(2015년 작)
ROCKETLEAGUE는 원래 살 생각이 없었는데 Humble Monthly에서 받아서 한참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플레잉 타임이 짧아서 틈날때마다 부담없이 플레이 가능하고, 못하는 사람끼리 플레이해도 서로의 못난 모습을 보면서 하하 호호 웃을 수 있는 유쾌함이 매력입니다.
Runner-up
- Mario Kart 8 Deluxe: 코스들 구경하는 것만해도 행복한 게임입니다. 설명이 필요없는 명작 시리즈이지만 일본 서버에서 플레이하면 고인물들이 너무 많고, 글로벌 서버에서는 핑이 나빠서 좀 섭섭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 최고의 시뮬레이션 |
Tooth and Tail
아직도 인생 게임으로 워크래프트3를 꼽는 저에게 RTS란 언젠간 꼭 만들어보고 싶지만 섣불리 손을 댈 수 없는 어려운 장르입니다. Tooth and Tail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무거운 RTS 시스템에 대한 고집을 버리고 최대한 단순화하여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빚어낸 게임입니다. 시스템을 단순화 하다보니 잃은 것들이 적지 않지만 RTS란 장르를 인디 개발 팀이 만들낼 수 있는 규모로 잘 마무리 해낸 것이 대단합니다.
Runner-ups
- Iron Marines: 스타크래프트2 캠페인을 플레이하는 듯한 스테이지들은 매력적이지만, Palm 시절의 조악한 C&C 카피 게임들 수준에서 한치도 발전하지 못한 컨트롤이 아쉽습니다.
- They Are Billions: RTS와 디펜스의 중간자적인 맛이 나는 게임입니다. 대단한 게임이 될 포텐셜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급하고 싶지만 아직 얼리 억세스 초기이고 제가 플레이를 많이 해보지 않아서 일단 여기에 적습니다.
| 최고의 간단 액션 |
MISSILEMAN
드래그로 조작하는 슈팅 류 게임들은 이미 굉장히 많이 나왔지만, Missileman이라는 독특한 컨셉 때문인지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홀린듯이 구매했습니다. 게임 구성이나 업그레이드 등은 매우 정석적이지만 만듦새가 좋아서 종종 플레이하게 되는 게임입니다.
Runner-up
- Bouncy Hoops: Flappy bird와 Ball king을 합쳐놓은 게임(비유가 아니고 말 그대로)입니다.
- INFINIROOM: 제가 좋아하는 빠른 페이스의 피하기 게임입니다. 게임 자체는 괜찮은데 BM에 약간 의문이 있네요.
| 최고의 Idle |
Zombidle
저는 이제 Idle 게임을 잘 플레이 하지 않습니다. 장르의 안정기를 넘어 아트만 조금 다른 비스무리한 Idle 게임들이 만연한지도 꽤 오래되었고, 어떤 게임들은 발전을 추구하다가 Idle의 범주를 넘어 시뮬레이션 장르에 가깝게 변하기도 했습니다.
Zombidle은 제가 마지막으로 즐긴 아이들 게임인데요. 풍성한 컨텐츠를 만들면서도 플레이어가 과하게 학습을 해야하지는 않도록 노력한 티가 많이 납니다. 크로스 플랫폼같은 지원도 인상적이고, 게임 여기저기에 개발자 사진이 자주 노출되는 점도 기억에 남네요.
| 최고의 게임 음악 |
Super Mario Odyssey
Metro City 스테이지의 피날레를 플레이 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다시 이 노래를 찾아 들었을 것 같습니다. 주제곡을 제외하고도 여러 도시를 여행한다는 테마에 맞게 모던한 음악에서부터 일본 전통풍의 음악까지 다양한 컨셉의 노래들이 위화감 없이 귀를 만족시킵니다. 특히 8-Bit 시절의 BGM을 활용해서 유저에게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건 이제 마리오 밖에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Runner-up
- Cuphead: 지나고나니 그래픽보다 신나는 재즈 풍의 음악이 더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국내 방송에서 다양하게 BGM으로 사용되기도 하더군요.
| 최고의 트레일러 |
FIFA 18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트레일러는 아니지만 게임 업계에서 언제 이런 힙한 느낌의 트레일러를 보겠나 싶어서 골라봤습니다. 평소 제가 좋아하는 기준대로라면 게임 플레이의 매력이 잘 드러나면서 음악의 조화가 훌륭했던 Guacamelee! 2의 트레일러가 기억에 남네요.
| 최고의 개발사 |
The Behemoth
Castle Crashers - BattleBlock Theater를 연이어 성공시긴 Behemoth는 올해 Pit People이라는 턴제 RPG 게임을 얼리 억세스로 출시했습니다. 아직 얼리 억세스가 끝나지 않았지만 이미 성공이라고 봐도 좋을 만큼의 판매량도 기록했구요. BattleBlock Theater와 Pit People은 전혀 다른 장르의 게임이지만 아트 스타일과 아나운서 느낌의 나레이션을 활용해 누가봐도 개발사를 알아 볼 수 있을정도로 개성을 드러냈습니다. 저도 다양한 장르에 욕심을 가진 개발자이다보니 여러가지 게임을 만들면서도 저 자신의 정체성/개성에 대한 고민을 항상 가져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 선정해보았습니다.
| 최고의 게임 |
Super Mario Odyssey
마리오 오디세이를 게임을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꼽은 것은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레벨 디자인 때문입니다. "어 이건 왜 다르게 생겼지?", "이 길은 올라 갈 수 있을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뒤져보면 어김없이 파워 문이 나옵니다. 움직이다보면 뭔가 있을 것 같은 부분이 계속 눈에 밟히고, 스스로 여기저기 찾아다니다보니 1~2분내로 가로지를 수 있는 필드를 몇 시간씩 뒤지고 다녀도 전혀 지루하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과거 작품들의 유산들은 BGM, 스킨등을 넘어 레벨 디자인에까지 영리하게 사용되었고 캡쳐를 활용해야하는 부분들도 수시로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GOTY 다툼에서는 형제 게임인 젤다에 밀리는 모습이지만 향후 오랜 시간 동안 액션 레벨 디자인의 귀감으로 꼽힐 게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에겐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게임이었고(굳이 단점을 뽑자면 군더더기같은 모션 컨트롤?) 모든 요소를 모을때까지 60시간 넘게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친구였습니다.
이하는 재미로 보는 막 갖다붙인 상들
| 용두사미상 |
Golf Story
처음 골프 스토리를 잡았을때는 이 가격에 이런 훌륭한 골프 게임을 플레이해도 되는가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플레이를 할 수록 시덥잖으면서 양만 많은 대사들과 반복적인 퀘스트, 기대 이하의 코스 변주 등으로 초반의 좋은 인상이 사라졌습니다. 개인차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Galf나 원반 같은 미니 게임들도 그다지 재미가 없었습니다.
| SNS 거품상 |
Tower 57
Tower 57은 레트로 콘솔 스타일의 그래픽(특히 뛰어난 배경)으로 약 5만 파운드의 킥스타터 모금도 성공하고 SNS에서도 많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출시 되자마자 소식을 접해서 바로 구매했는데 실제 게임 플레이를 해보니 기본 액션의 감각 자체가 나빠서 개발자가 내세운 코옵 등의 매력 포인트들을 즐겨보고픈 생각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찾아보니 현재 스팀에서의 평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네요.
Runner-up
- Flinthook: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 아티스트 2분이 있는 Tribute games의 최신작입니다. 이 회사 게임이 늘 그래픽은 대단하지만 별로 재미가 없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이번 작은 게임 플레이는 나쁘지 않으나 로그라이크임에도 불구하고 컨텐츠 풀이 부족해서 1~2시간 플레이하면 지겹기 시작합니다.
| 형편없는 확장팩상 |
The Binding of Isaac: Afterbirth+
Afterbirth+는 재앙급의 DLC였습니다. 첫 층 부터 어렵고 짜증나는 패턴을 대폭 추가하여 운빨 망겜화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보였고, 새로운 적과 아이템 갯수는 많았지만 대부분 기존의 배리에이션이라 신선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이후 패치로 어느 정도 수습이 되긴 하였으나 이제 컨텐츠 양의 추가로 새로운 재미를 뽑아내는 일이 한계선에 도달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게임 중 하나이고, 제가 인디 게임 개발을 하게 등을 떠밀어준 게임이다보니 후속작(혹은 DLC)는 어떤 식으로든 좋은 방향으로 풀어냈으면 좋겠네요.
Runner-up
- Crypt of the NecroDancer: AMPLIFIED: 큰 문제가 있는 확장팩은 아니었습니다만 추가 스테이지가 1개뿐이라는게 저에겐 꽤 실망스러운 일이었습니다.
| 억지 난이도상 |
RUINER
RUINER는 이번 BIC에서 디볼버 디지털이 밀었던 게임입니다. 디볼버의 팬인 저는 출시 날 구매를 해서 개발자 추천 난이도인 최고 난이도를 골라서 플레이를 했는데요. 총기로 일반 적도 잡기가 너무 오래 걸려서 샷건이 아니면 근접 무기만 써야하는 이상한 밸런스와 패턴을 외우다시피 해야하는 게임 플레이에 크게 실망 했습니다. 이후 패치로 많이 수정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다지 다시 해보고픈 마음이 들지는 않네요.
| 안타까운 판매량상 |
Monolith
MONOLITH는 아이작과 건전이 합쳐져있는 느낌의 탄막 슈팅 게임입니다. 게임의 완성도가 굉장히 높고, Destructoid 같은 웹진에서 좋은 리뷰도 써주었는데 탄막 슈팅이라는 장르의 한계 때문인지 호불호가 갈릴 그래픽 때문인지 판매량이 영 오르지 않네요. 다운웰의 모핀 등 인기 개발자들이 소개하기도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Runner-up
- Rush Rover: 대단한 게임이라고까진 할 수 없지만 재미도 있고 갖출건 다 갖춘 게임인데 판매량이 처참합니다. 아트나 컨셉은 그렇다치고 저도 이런 뉴클리어 쓰론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서 걱정이네요.
| 왜 진작 이렇게 만들지 않았지상 |
Mighty Gunvolt Burst
마이티 건볼트 버스트는 마리오 오디세이를 클리어하고 스위치로 할 게임이 없어서 구매하게 됐습니다. 마이티 넘버 나인 킥스타터 투자를 했다 눈물을 삼킨 경험이 있어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충실한 게임이어서 오히려 놀랐습니다. 이렇게 Megaman-Like 게임을 정석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회사가 왜 마이티 넘버 나인을 만들면서는 그 엄청난 돈을 들여 시덥잖은 물건을 만들어냈는지 정말 이해가 안되네요.
Runner-up
- Sonic Mania: 마리오와는 다르게 꼴아박고만 있던(평이 괜찮은 소닉 시리즈도 있었지만 말그대로 "괜찮은" 정도지 그 동안의 이미지를 뒤집을 명작급은 아니었죠) 소닉인데 간만에 평이 굉장히 좋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갖은 장르로 온갖 수를 썼는데 가장 좋은 평을 받은 것은 결국 리메이크(정확히는 리메이크가 아니고 과거 스타일의 기념 게임이지만) 작품이라는게 안타깝네요.
| 더 재밌게 할 수 있었는데상 |
Splatoon 2
스플래툰 2는 굉장히 매력적인 게임입니다만 처음 게임을 켰을 때 나오는 컷신을 스킵 할 수 없다거나, 아날로그 스틱 조준의 가로/세로 감도를 따로 조정할 수 없는 등 닌텐도 특유의 무신경함 때문에 손이 가다가 멈추는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친구와 같이 퀵 매치로 같이 게임을 하는데 서로 다른 팀으로 붙여주는 것도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구요.
Runner-up
- Starbound: 스타 바운드는 저보다 일찍 시작해서 자리를 잡은 친구가 편하라고 아이템을 이것 저것 던져주고 퀘스트도 도와줬더니 오히려 흥미가 사라져서 금방 접었습니다...
| 보기보다 괜찮았던 게임상 |
Yet Another Zombie Defense
별로 재미없어보이는데 굉장히 많이 팔렸길래 친구랑 했더니 의외로 꽤 재미있었습니다. 많이 팔린 것은 가격이 엄청나게 싸기 때문이겠지만 평범한 게임에 멀티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장점인지 배움을 얻었습니다.
그 외에 TEKKEN 7, Blitz Breaker(2016년 작), Dead Cells 등의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 하였습니다.
2018년에도 좋은 게임들을 많이 플레이하고 글을 적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Read. Watch. Pl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 유재원 게임 어워드 (0) | 2015.12.28 |
---|---|
마왕성 공주님 (0) | 2013.07.17 |
흑합만화 (0) | 2013.05.20 |
사이 (0) | 2013.05.20 |
우리집 새새끼 (0) | 2013.02.28 |